영화이야기

위대한 고전이여 '레 미제라블'

꿈꾸는 아빠나무 2012. 12. 21. 12:16

어제 보면서 자꾸 감정이입이 돼서 많이 울적했습니다.
무려 200년전 그리고 먼나라인 프랑스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어찌 우리네 현실에 이렇게 투영되는지 영화 보다가 눈물을 흘릴 뻔 했습니다.
솔직히 엉엉 소리내서 울고 싶더군요.
바닷가 하구에서의 죄수들이 노역하는 굉장히 스펙타클한 신에서
출발한 영화는 곧 주인공 장발장의 괴롭고도 힘든 여정을 따라갑니다.
굶어 죽어가는 조카를 위해 훔친 한조각의 빵으로 19년간의
인생을 감옥에서 보냈음에도 그의 죄는 용서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 그의 마음을 녹이고 새로운 삶을 준 것은 설교나 교화가 아니라
미리엘 신부님의 사랑과 용서였지요.
여기는 누구나 아니 많이들 아는 내용인데요
영화는 원작과 거의 다르지 않게 나아갑니다.
다만 시점이 프랑스 시민혁명후인 것이 다릅니다.
사전정보 없이 가서 놀랐던 것이 영화가 뮤지컬이라는 것입니다.
그 것도 대사 한마디 없이 전체가 노래와 레치타티보로 이루어진
정통 뮤지컬.
처음에는 그 것 때문에 약간은 집중력이 깨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배우들이 정통 뮤지컬 배우들이 아니다 보니 대사를 할 때에 비해
노래에서 감정을 정확하게 느끼기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뛰어나게 편집되고 구성된 이야기덕에 곧바로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배우들이 정말 호연을 펼치더군요.
휴 잭맨이라는 배우의 액션이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느껴지는 매력,
쟈베르에 맟춰진 것 같은 러셀 크로우의 완고한 연기,
기존의 인형같은 이미지를 벗어나 슬프도록 아름다운 엄마 판틴을 표현한 앤 헤서웨이,
어쩌면 지나치게 무거워질 수 있는 영화에 활력을 불러일으켜주는
여관 주인(사챠 바론 코헨)과 그 부인(헬레나 본햄 카터).
멋졌습니다.
그리고 저를 가장 울적하게 했던 청년들의 봉기 장면.
개차반 같은 현실을 깨고자 움직인다면 시민들이 호응하여 같이 일어설 것이라는
믿음하에 나섰지만 시민들은 몸을 사리고 결국은 그들만 모두 죽음을 당하는 모습에서
정말 울컥하더군요. 과장스럽지만 이번 대선의 모습이 오버랩 되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영화 끝나고 박수치는 분들도 나오던데
새삼 빅토르 위고의 위대한 고전에 경의를 표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뮤지컬을 영화로 이렇게 잘 옮겨놓은 감독의 역량에도 박수를 쳐주고 싶었습니다.
영화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위대한 고전 만세!!"입니다.
ps. 쟈베르를 보다보니 표창원 교수가 문득 떠오르더군요. 자신의 신념에 정말 투철한 보수주의자.
같이 갔던 분 중 한분이 한국의 쟈베르라고 하던데 표창원 교수는 좋아할런가 모르겠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