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해피 설날

꿈꾸는 아빠나무 2022. 1. 29. 16:26

시간 참 빨리 가네요. 새해가 온다고 인사를 한 기억이 생생 그 자체인데 벌써 한 달이 지나고 또 다른 새해 첫날 구정 아니 설날이 찾아왔습니다.

아주 예전에는 어땠을지 모르지만 제가 어렸을 때도 전통적인 명절은 설날과 추석외에도 정월대보름, 단오 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설날이나 추석과는 다르게 그렇게 기념하지도 즐기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TV 등에서는 그런 것들을 기념하는 프로그램들이 있었던 것 같지만 먹고살기 바빴던 때에 작은 명절들은 잊혀졌지요.

그렇게 명절이라고 할 수 있는 두 명절 중 어린 시절의 제가 좋아했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설날이었지요. 추석이야말로 사실 우리 민족들이 더 좋아하고 중요한 명절이지만 뭔가를 갖고 싶어도 먹고싶어도 용돈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어린시절의 저는 세뱃돈이라는 평소에는 꿈도 못 꿀 큰돈(?!)이 생기는 설날이 넘버원이었습니다. 개인주의가 대세이고 공동체 의식이 많이 약화된 지금은 보기 힘든 광경입니다만 제가 어렸을 때 설날이 되면 동네 어른들에게 새배를 하고 세뱃돈을 받으려고 순례를 도는 애들이 골목길에 가득했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른들은 작은 돈이라도 수십 명에게 털리는 주머니 사정에 설날이 상당히 부담스러웠을지도 모르겠네요. ㅋㅋ

며칠 전 우편을 보낼 일이 있어 가까운 우체국에 들렸는데 약간 놀랐었습니다. 문 앞에 사람이 줄을 서있더군요. 평상시와는 너무 달라 보니 택배를 보내려는 사람들이 엄청 많더군요. 언뜻 살펴보니 선물상자 같아 보이는 게 많았습니다. 순간 '아! 설 명절이 아직 살아있네'하는 영화 대사 비슷한 생각이 머리에 떠오르더군요. 제게는 이제는 명절 같지 않은 명절이 누군가에게는 아직 소중한 시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이상한 감동 같은 것도 생기더라고요. 

참으로 복잡한 요즘, 거기에 코로나로 더욱 복잡한 때 설날이 불쑥 돌아왔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긴 휴일 또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만남의 시간이 되는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한몫 단단히 용돈 챙기는 시간. ^^ 긴 휴일이던 소중한 명절이던 아무쪼록 즐겁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새해 인사를 합니다. 여러분 모두 해피 설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