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해서 컴퓨터를 켜고 일과를 시작하는데 곧이어 화면에 떠오르는 백신의 업데이트. 그리고 나오는 숫자는 12월31일. 햐...
뭐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막상 월말과 연말이 겹치는 날이 되니 새삼 '참 시간 빨리 가네.'라는 생각이 떠오르네요. 그러다가 거래처 직원이 전화해서 용무를 마치고 하는 말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하는데 이것 참.. 왜 이리 어색한지..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도 오늘이 올해 2020년의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이 잘 안 듭니다. 그 이유야 뭐 모두 잘 알고 실감하는 것 때문이긴 하지만 아무튼 또 우리는 새해 인사를 나눠야 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올해 코로나 때문에 취소된 제야의 종 행사는 제가 어렸을 때는 지금보다 더 성대히 치러졌던 행사였습니다. 고위 관료가 참여하고 많은 인파가 모이며 방송사에서도 타종하기 몇십 분 전부터 현장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중계하기도 했었지요. 제야의 종으로 유명한 보신각 타종은 33번을 치는데 이는 조선시대 새벽에 사대문을 여는 것을 알리는 신호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나라의 안녕과 국민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뜻이 담겨있었다고 하네요.
몇 년 전 봤던 일본의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서 주인공이 일본 사람들이 해넘이 국수라 부르는 메밀국수를 먹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이걸 먹는 이유가 국수의 의미대로 장수를 바라는 의미도 있고 또 메밀국수를 만들 때 썩둑썩둑 한해에 일어난 나쁜 일이나 액땜 등을 썰어버린다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지난 일 년 참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또 새해가 바로 코앞으로 다가와서 인사하고 있네요. 저는 새해에 딱히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많은 분들이 새해맞이 행사를 각자의 믿음에 따라 준비하고 즐기시겠지요. 그래서 저도 바라봅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전염병도 해소되고 세상은 좀 더 나아지기를요. 지난 일 년간 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많이 춥네요. 새해 첫 주는 지금처럼 춥다고 하니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새해맞이하시기 바랍니다. '해피 뉴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