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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제법 인간냄새가 좀 나는 007 - 스카이폴


원래는 다음주 볼 예정인 영화였지만
브레이크 던에 밀려서 상영관 대폭 축소사태가 발생하는 바람에
자칫하다가는 못볼 가능성에 지난 금요일날 급히 모여 본 영화.
영화는 매우 긴 런닝타임을 느끼지 못할 만큼 잘 짜인 스토리와
긴박한 액션 및 추격신 그리고 생각치도 못했던 첩보원 007이 아니라
인간 제임스 본드의 이야기에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어렸을 때 로망이었으며 또한 007 영화의 상징이었던 두가지가 이번 영화에서는
없거나 매우 약한데 
한가지는 시대를 앞서가는 듯한 신무기이고
또다른 한가지는 바로 본드걸입니다.
이 두가지는 과거의 007의 인기를 지탱해주던 기둥이자 
시대가 변한 지금은 007을 구닥다리로 만들던 요소이기도 했지요.
과감하게 두가지가 빠진 새 007을 매력있게 만드는 건
무엇보다 사람에 가까워진 제임스 본드라 하겠습니다.
숀코네리나 로져무어가 쌓아올린 어떤상황에서도 능글거리며 할 일 다하고
아무때나 연예질 하는 슈퍼맨 007과는 사뭇 다른 
총에 맞아 진짜 죽을 뻔도 하고 체력 관리를 못해 테스트에서도 떨어지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트라우마를 잔뜩 안고있어 첩보원으로서는 실격판정을 받기도 하는 제임스 본드.
네... 조금이기는 했지만 제임스 본드에게서 제이슨 본을 느꼈습니다.
비록 그게 근본적으로 다르기는 했지만 말이죠.
007 영화의 또다른 기본 축, 체제를 위협하는 적이 있고 
그에 대항하는 축으로 선한 국가기관의 존재라는 것은 그 정도는 좀 차이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그게 한계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대의(?)에 의해 희생되는 소의(?)의 반란이라는 모습을 통해
조금은 고민하는 것이 보입니다. 
아쉽게도 거기서 더 나아가지는 못했고 영화의 마지막에서 볼때
앞으로 더 바뀔 것 같지는 않았지만 말이죠.
007 역을 맡은 다니엘 크레이그는 과거의 007들과는 
다르게 그의 고뇌에 가득찬 표정과 그렇게 섹시어필해 보이지 않는 얼굴이나 
체격이 인간적인 새 007을 맡기에 적격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007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인가요?
느닷없이 끼어드는 야릇한 신들은 헛웃음을 가끔 자아내곤 합니다.
뭐.. 고전적인 007의 수요를 무시하긴 어려울 수도 있겠죠.
아무튼 저는 좀 그랫어요. 
이번 영화를 통해 확인한 것은 앞으로 007 시리즈는 계속될 것이고
또 기대해 볼만하다는 것입니다. 추천해볼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