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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Happy new year

제가 어렸을 때는 미래에 대해 낙관주의적인 면이 있었습니다. 미래가 오면 발달된 과학을 통해 많은 것이 정말 좋아질 것이고 우리나라는 강대국이 될 것이라고 그 당시의 소년지에서는 말하곤 했었지요. 저야 당시 많이 어렸으니 어른들이 읽고 보던 것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당시 어린이들에게는 미래는 만화영화나 영화에서 보던 그런 멋진 세계가 펼쳐질 것으로 보이는 시대였지요.

혹시 아시는 분들이 있을 지 모르겠지만 '2020 원더 키드'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었습니다. 서기 2020년 지구의 과학력이 저 먼 우주까지 탐사하고 개발할 수 있을 정도가 된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참 재미있는 만화영화였는데 아시려나..?

이 영화가 나온 시기가 제 기억이 맞는다면 1989년일 거에요. 그 전에는 일본이나 미국 애니메이션을 국산인양 더빙해서 방영하던 것이 일반적이었던 것을 벗어나 국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것이 유행이었던 시기에 나온 것 중 하나였지요. 내용을 보면 미래판 '엄마 찾아 삼만리' 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하지만 당시의 고도성장기와 어느 정도의 민주화 쟁취라는 분위기가 반영되어서인지 상당히 도전적이고 낙관적인 세계관을 갖고 있었지요. 지금의 어린 친구들이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재미 쪽으로는 아직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약간 촌스럽기는 하겠지만 말이죠.

말이 길었습니다. 저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2020년인데 처음 봤을 때 2020년이 과연 오기나 할까 했던 때가 있었지요. 내일이 바로 2020년이 시작하네요. 새삼 헐.. 입니다. 근데 영화처럼 우리 세계가 달라졌나 하면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영화가 처음 방영되던 때와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사람 사는 세상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합니다. 집 문제, 교육 문제, 경제 문제, 사회정의 문제 그때도 고민했고 지금도 고민합니다. 겉은 뭔가 첨단인 것 같은데 사람은 바뀌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고등학교때 열심히 외웠던 시조가 있었는데 야은 길재라는 이름이 참 특이한 양반이 쓴 것이지요. 그 중 선생님이 해설하시기를 인생무상을 말한다고 하셨던 대목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없다'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만 제가 요즘 보니 '세상은 바뀌는데 사람 혹은 사람의 근심은 변하지 않는다'도 맞는 것 같습니다.

이제 묵은해로 지나가는 2019. 열심히 살았고 또 즐거운 날도 힘든 날도 많았던, 늘 하는 말이지만 다사다난했던 한해인데 앞선 해들이 그랬던 것처럼 또 지나갑니다. 이맘때면 늘 느끼는 허무함도 있고 아쉬움도 가득합니다만 누군가 말했던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뜬다' 처럼 새로운 해가 내일이면 밝을 것입니다. 그럼 언제나처럼 우리는 또 열심히 살아갈 것이고요.

지난 일년 많이 애쓰고 수고하셨습니다. 다가오는 새해는 저나 여러분이나 애쓰는 수고가 올해보다는 보람스럽고 즐거운 그런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참았던 추위가 방출되는 세밑 건강도 조심하시고요.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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